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두 달동안 공복 유산소 운동 후기
    다이어터의 삶 2021. 6. 20. 15:50

    매일 이런 날씨였으면!

    벌써 아침에 공복 유산소 운동을 진행한 지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쓰면서 스스로도 참 신기하다. 겨우 두 달을 달린 런린이지만,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가 생각이 난다. 노래를 한 곡 다 끝나기도 전에 숨이 차서 뛰지도 못하는 나였는데, 이렇게 5분, 7분, 10분을 달리더니 이제는 쉬지 않고 25분까지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달리기를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초반의 체중감량이라는 목적에서 벗어나 달릴 때 아무 생각도 안 나면서 오로지 내 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순간들이었다. 잡생각이 사라지고 스트레스가 풀리면서 다 달렸을 때 엄청난 카타르시스가 찾아온다. 본래의 목표는 세 달 동안 진행하는 것이었는데 달리다 보니 꼭 체중감량과 공복 유산소 운동이라는 목표를 가지지 않더라도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 아예 평생의 습관으로 가져가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기록을 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달릴 때마다 드는 생각들도 정리하니 그때 들었던 생각들을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어 조금 더 상세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이번 주 방법

    이번 주는 주 7일 중에 6일을 달렸다. 점점 달리는 시간이 길어지니 재미를 느끼게 되고 어러 가지 러닝 템을 지르다 보니 달리는 시간이 기다려졌다. 저녁에 뛰는 날엔 굳이 타임스탬프로 찍지 않았지만 런데이 어플을 이용했다. 사용한 지 이제 2주째인데 벌써 30분 달리기 프로그램은 마무리가 되어간다. 이제 마지막 8주 3회 차만 남기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는 날인 월, 화, 수는 아침에 일어나 달렸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5분 달리고 1분 걷고를 반복했고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4분 걷고 2분 걷는 방식으로, 런데이 [30분 달리기 도전]에 있는 나에게 맞는 운동 강도로 진행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30분 달리기 도전] 프로그램의 진도를 나가는 느낌으로 8주 2회 차까지 진행했다.

    ☀️아침 공복 달리기☀️

    월요일: 워밍업 5분 걷기 - (천천히 달리기 3분 + 보통 속도 걷기 2분) x4 - 쿨다운 5분 걷기
    화요일: 비가 와서 이 날은 아침에 빨리 걷기로 공원 산책 (대신 저녁에 런데이 8주 1회 차 진행)
    수요일: 워밍업 5분 걷기 - (보통 속도 달리기 4분 + 보통 속도 걷기 2분) x4 - 보통 속도 달리기 4분 - 쿨다운 5분 걷기
    토요일: 워밍업 5분 걷기 - (보통 속도 달리기 5분 + 보통 속도 걷기 2분) x3 - 보통 속도 달리기 5분 - 쿨다운 5분 걷기
    일요일: 워밍업 3분 걷기 - (달리기 5분 + 걷기 1분) x4 - 달리기 5분 - 쿨다운 3분 걷기

    🌙저녁에 진행한 달리기🌙

    화요일: 8주 1차) 워밍업 5분 걷기 - 보통 속도 달리기 5분 - 보통 속도 걷기 3분 - 보통 속도 달리기 20분 - 쿨다운 5분 걷기
    금요일: 8주 2차) 워밍업 5분 걷기 - 보통 속도 달리기 25분 - 쿨다운 5분 걷기

    아침엔 공복이라기보다 사과즙과 유산균을 먹고 진행했다. 전 날 저녁을 먹었을 경우에는 유산균만 먹고 진행했다.

     

    14,15,16일 런데이 기록 

     

    18,19,20일 런데이 기록

     


     

    후기

     

    1) 15분을 달리고 나서야 처음 느껴본 통증

    이번 주는 한 번도 달리면서 무릎이 아프거나 아킬레스건이 아프거나 그런 통증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통증을 느꼈다. 나름 스트레칭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스트레칭이 부족했는지, 일주일에 6일을 달려서 그런 건지 다음 주엔 적어도 이틀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절은 안 쓰는 게 답..(?) 통증을 느낀 건 8주 1회 차를 진행했을 때였다. 10분 정도 달리면서 오 달릴만한데? 이대로 25분은 금방 달릴 수 있겠다며 자만하며 달렸는데 15분이 지나자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무릎이 삐그덕 삐그덕 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통증은 무릎 위쪽이었는데 나 자신을 해골로 그린다면 무릎 쪽은 나사 하나가 풀린 거처럼 뼈가 헐거워진 느낌? 이 들었다. 이대로 뭔 일 나는 건 아닌가, 나머지 5분은 간신히 달렸지만 내 몸을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드디어 달리기에 재미를 느끼고 있었는데 무릎이 아파 달리지 못하게 되어버리면 리듬이 깨져버리고, 무엇보다 너무 슬플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달리기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나...)

     

    2) 저녁 강박증에서 해방

    요즘에 굳이 저녁에 뭘 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안 한다. 배고프면 먹긴 먹는데 예전처럼 편의점 음식, 달고 짠 음식, 인스턴트 음식을 먹지 않고 요구르트에 블루베리를 말아먹거나 사과 한 개를 먹는다. 이렇게 먹는 게 자기 전에 속도 편하고 죄책감도 별로 안 들기 때문인데 무엇보다 어느 정도 달달하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허기짐을 다래주면 참고 참다가 터지는 폭식을 막아주는 것 같다. 또한 예전에는 저녁에 무엇을 먹는 행위만으로 강박증처럼 아, 저녁에 먹었으니 살찔 거야. 살쪘을 거야.라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엔 저녁에 먹으면 내일 아침에 잘 달릴 수 있겠군.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확실히 이 전에 진행했던(아무것도 안 먹고) 공복 달리기를 할 때는 호흡이 더 빨리 가빠오고 몸이 축 쳐지면서 달리고 나서는 엄청난 허기짐에 시달렸다. 그러나 저녁을 먹거나, 아침에 유산균, 사과즙을 먹고 나서 달리면 몸 안에 아직 에너지원이 있어서 그런지 그때보다 몸의 기능들이 더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

     

    3) 여름 is coming...

    이번 주 후기라 하면 무엇보다 이제껏 진행한 나날들보다 훨씬 더워졌다. 태양이 뜨거워졌다고 해야 하나. 바이크 팬츠를 입었을 때 다리에 선 스프레이를 뿌려주고 나갔는데 웬걸, 생각지도 못한 목이 따가운 것이다. 그래서 요즘엔 나가기 전에 목부분에도 충분히 선 스프레이를 뿌려준다. 그리고 옷차림이 가벼워지면서 옷에 주머니가 사라졌는데 저번 주부터 힙색을 어깨에 메고 나갔었다. 요즘 애들처럼 힙한 느낌을 내고 싶었는데 상체에 힙색을 매는 것은 달릴 때 굉장히 거추장스러운 일이었다. 힙색이 왜 힙색이고, 달리는 사람들이 허리에 왜 힙색으로 찼는지 알 거 같았다. 허리에 힙색을 매니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거나, 어깨에 맸을 때 보다 달릴 때 훨씬 밸런스가 맞고 편안하다. 이렇게 여름이 다가오면서 내 옷차림도 변하고, 필요한 물건들도 생기는 것 같다. 아직 아침과 저녁에는 선선한 편이지만, 7,8월이 걱정된다. 또 무엇을 사야 하나 (흐흐)

     

    4) 달리기는 근력이 기본이다.

    달리면서 느끼는 것은 달리기가 단순히 다리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온 몸의 근육을 움직이면서 그 근육을 잡아주는 힘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허벅지의 근육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달릴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허리의 근육이다. 코어 근육이라고 하는 복부와 허리 밑부터 골반의 힘이 달리면서 가장 필요한 부분인 것이다. 달릴 때 허리 밑이 쉼 없이 움직이고 마찬가지로 팔도 위아래로 가볍게 흔드는데 그 중심인 코어가 잘 잡아주어야 달리기 자세가 제대로 나온다. 누구든 달리기를 할 때 힘이 차고, 숨이 차면 저절로 상체가 앞으로 숙여진다거나 엉덩이가 뒤로 빠질 수 있다. 런데이 어플의 좋은 점은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허리를 피고 힘차게 달리세요!' '고개가 앞으로 숙여지면 안 됩니다. 자세를 유지하세요!' 이런 식으로 한 마디씩 던져준다. 그러면서 다시 자세를 잡아야 하는데 코어에서 힘을 잡아줘야 굽었던 허리가 펴지고 앞으로 나아간 고개를 뒤로, 뒤로 빠진 엉덩이를 앞으로 유지할 수 있다. 앞으로 근력운동도 홈트레이닝이라도 꾸준히 해주려고 한다.(다음 주부터는 꼭 피티를 끊고 말 테다...)

     

    5) 타협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생각

    이건 달리면서 어느 순간 들었던 생각이다. 30살의 나는 이제껏 정말 많은 결심을 했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금의 내 모습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것을 보면 늘 꾸준하게 해내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그때 세웠던 결심이 어느 순간 사라졌고, 계획은 언제나 어떤 사정 때문에, 어떤 일로 그만두게 되어버리고, 오늘은 이런 날이니까, 어제는 그랬으니까, 이런 식으로 타협을 했던 순간들이 지금의 불만족스러운 나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산 것은 아니지만 살다 보면 누구나 계획을 세우고 결심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끌고 나가는 꾸준함을 가진 사람을 드물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그때마다 상황에 맞게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그것에 휘둘리지 않고 다시 내 페이스를 가지고 꾸준하게 끌고 나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도 아직 두 달이라는 시간밖에 달리지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도 운동 권태기가 찾아오고 달리기가 지겨워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날엔 나만의 방법들로 다시 시작했고 다시 내 페이스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렇게 꾸준히 달리다 보니 25분을 쉬지 않고 달리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작지만 소소한 변화들을 몸소 느껴보니 달리기뿐 아니라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면 그 결과물은 단기간에 일어나지 않더라도 언젠가 빛이 발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오늘도 귀찮아도! 게을러지더라도! 움직여본다! 쿰 척!

     

    달리면서 찍은 호수공원
    ㄱr끔 나는 다른 길로 달려본다
    매일 이런 날씨였으면!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