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집/서울] 평양 냉면의 숨은 강자, 교대 서관면옥먹보의 삶 2021. 5. 5. 15:55
치킨, 곱창, 회, 떡볶이 등등 특별 음식들은 아주 단단한 마니아층이 형성되어있다. 나는 자극적이고 기름적인 음식을 사랑하며 사실 싱겁거나 건강에 좋은 음식은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서 열심히 다이어터의 삶을 쓰고 있다. 참고 부탁) 하지만 나름 나에게도 어른의 맛을 즐긴다는 증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평양냉면이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음식이라 하면 평양냉면을 빼먹을 수 없다. 우리 엄마도 평양냉면 마니아로서 종로의 유명한 을지면옥, 우래옥, 을밀대 그리고 우리 동네(일산)에 있는 대동관까지, 나와 함께 평양냉면 투어를 다니며 여러 평양냉면을 먹으러 다녔다. 오늘은 특별히 종로가 아닌 교대에 유명하다는 서관면옥을 다녀왔다.서관면옥
위치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56길 11 (지번)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 1675-5
교대역 1번 출구에서 직진하다가 다이소 있는 건물 골목으로 들어가면 서관 면옥이 나온다. (교대역에서 약 2분)영업시간
매일 11:20~21:20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오후 5시이며 점심 라스트 오더는 2시 50분 저녁 라스트 오더는 8시 50분강남역에서 걸어갔고 한 15분 정도 걸으니 서관 면옥을 발견할 수 있었다. 4시쯤 만나 강남역 주변을 구경하다가 걸어 브레이크 타임 끝나는 시간이 5시인데 너무 일찍 도착한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다. (2021년 5월 2일 일요일 오후 4시 40분에 도착했다.) 아니 그런데 웬걸, 20분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팀으로 따지자면 한 3-4팀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온 뒤에도 사람들이 더 도착했다. 그리고 서관 면옥 앞에는 주차를 도와주는 분이 계신다. 차를 가져온 사람이라면 안에 주차할 공간도 있고 주차를 도와주는 분이 계셔 그분에게 주차를 안내받을 수 있을 듯하다.
다행히 오픈하고 들어갈 수 있는 인원에 들어가 QR코드로 인증하고 우측으로 줄을 서서 기다렸다. 그리고 5시가 되자 오픈하고 들어가면 한 팀씩 직원들이 자리를 안내해주었다. 외관이 기와집 같은 오래된 느낌이었다면 내부는 나무의 틀을 살린 깔끔한 인테리어의 요즘 공간 느낌이다. 아주 넓진 않지만 좁지도 않았고 내가 찍은 홀 부분 말고 계산하는 곳 뒤쪽으로 룸도 있었다.
테이블엔 서관면옥 메뉴와 서관 면옥 브랜드 스토리 그리고 평양냉면을 맛있게 먹는 팁, 이렇게 세 가지의 리플릿을 볼 수 있다. 이 서관면옥은 굉장히 자신들의 브랜딩을 가꾸는데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들의 브랜드 스토리를 보니 아직 메뉴를 시키기도 전이지만 장인이 만든(?) 정성스러운 냉면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상화만두와 평양냉면 그리고 들기름과 간장을 넣어 비벼먹는 비빔냉면이라는 골동 냉면을 주문했다. 마실거리로는 보통 제주 전통주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평양냉면과 제주 전통주라, 술은 시키지 않았지만 어떤 조합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어떤 냉면이던 사리 추가가 있어 양이 많은 사람들은 메뉴를 시킬 때나 혹은 먹고 나서 사리 추가를 시키면 좋을듯하다.
빨간색 종이엔 tip에는 평양냉면을 맛있게 먹는 법이 써져있었는데, 사실 색다른 tip은 아니었고 육수를 먼저 숟가락으로 맛보고, 그리고 면은 메밀면이니 굳이 가위로 끊지 않아도 되며, 마지막으로 자신의 기호에 맞게 식초를 넣어 먹으면 된다고 써져있다. 예전에 평양냉면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고유의 맛을 즐겨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유명 평양냉면집을 돌아다녀본 결과, 그리고 예전에 우리나라 유명인들이 북한에 가서 평양냉면을 대접받았을 때 각 테이블 위에 식초와 겨자가 있는 것을 보아 평양냉면이던 함흥냉면이던, 그저 자기의 입맛에 맞게 넣어먹으면 되는듯하다.
정갈한 기본 세팅과 나처럼 머리긴 사람들은 먹을 때 불편할까 봐 머리끈까지 준다. 이런 센스 무엇! 덕분에 머리카락을 질끈 묶고 먹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머리끈 뒤에 있는 다시마 식초가 있다. (경험상 많이 넣어도 그렇게 강한 식초 향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골동 냉면에는 들기름과 식초가 따로나 와 본인이 조절하며 먹을 수 있고 육수도 주었다. 그리고 하얀색 자기 그릇에는 겨자가 담겨 있다.
드디어 나온 나의 평양냉면, 사실 오래 기다리진 않았다. 천천히 메뉴도 살펴보고, 브랜딩 스토리도 읽어보니 한 15분 후에 냉면이 등장했다. 일단 국물을 한 숟갈 떠먹었을 때, 오...... 내 입장에선 평양냉면의 정석 같은 맛이었다. 육수는 국내산 한우 암소를 사용하여 소고기의 가장 맛있는 부위를 끓여 맑은 육수로 만들어낸다는데, 예전 방식의 육수 맛을 만들고자 흑돼지와 닭의 육수도 섞었다고 한다. 굉장히 담백한 맛이었다. (초등학생 입맛인 탓에 식초를 세 번 정도 둘렀다.) 그리고 면도 많은 메밀면이라는 메밀면은 먹어보았지만 정말 천연 메밀이랄까, 면 자체가 메밀의 거친 느낌을 담고 한 번에 똑똑 끊어지는 게 인공적인 느낌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었다. (제가 맛집 포스팅은 처음이라 음식 표현방법이 서툴러도 이해 바랍니다.)
다음은 골동 냉면이다. 아주 강했고 들기름까지 넣어 아주 고소했다. 골동이란 여러 가지를 섞는다는 뜻으로 비빔과 같은 뜻인데 이 골동 냉면에 반찬으로 나온 김치를 함께 먹으면 맛이 어우러져서 참 맛있었다. 이 또한 거친 메밀면에 들깨, 들기름 등이 간장과 함께 심심한 맛을 자랑한다. 내가 느끼기엔 평양냉면 말고도 이 골동 냉면의 예상을 해본다.
이것은 상화 만두다. 신선한 야채와 돼지고기 다진 것이 어우러지는 것이 옆에 간장소스에 콕 찍어먹으면 저 7개는 내 뱃속으로 직행한다. 하지만 같이 온 D를 위해 특별히 3개만 먹고 4개는 양보해주었다. 저 사진처럼 만두에선 윤기가 흐르고 한 입을 베어 먹을 때 만두피의 쫄깃쫄깃함과 적당히 간이 되어있는 맛이 심심한 입맛에 꽂히는 아주 강렬한 맛이었다. D는 이곳이 두 번째 방문인데 첫 번째 녹두빈대떡을 시켜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본인은 녹두빈대떡보다 이 상화 만두가 더 맛있다고 한다. 나는 원래 빈대떡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다음에 방문할 때도 이 상화 만두를 시켜먹을 의향 200%이다.
우리 둘은 사이좋게 사리 추가를 하여 반씩 나누어 먹었다. 나는 이때 D는 평양냉면에 사리를 넣어 먹었다. 사실 골동 냉면을 더 먹고 싶으면 아예 하나 더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일듯했다.(참고로 우리는 소문난 대식가다) 사리 양도 많고 보는 것처럼 굉장히 정성스럽고 단단하게 면이 나온다. 이런 것 하나에도 이 서관 면옥이 하나하나 정갈하게 신경 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맛있게 잘 먹었고 우리가 먹은 계산서는 찍지 못했지만, 평양냉면, 골동 냉면, 상화 만두로 가격으로 식사를 했다. 사람이 많았지만 음식으로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고 직원들도 친절했다. 강남에 와서 평양냉면을 먹고 싶다면 이 곳 교대 서관 면옥을 추천한다. 참고로 나는 이런 맛집 포스팅도 처음이고, 협찬이나 이런 것 하나도 없다. 내 돈 내산 후기이다. 마지막으로 서관 면옥을 소개해준 D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하며 마무리하겠다.
'먹보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맛집/서울] 계동에 방문한 식객이라면 필수, 밀과보리 (3) 2021.06.12 [맛집/서울] 논현동 간짜장과 난자완스의 장인, 홍명 (1) 2021.06.06 [맛집/택배] 나만 몰랐던 치아바타 맛집, 유동부 치아바타 (0) 2021.06.04 [후기] 케이크에비뉴(Cake Ave)에서 엄마 환갑 기념 수제 제작 케이크 후기 (2) 2021.05.28 [맛집/일산] 일산의 대표 평양냉면, 대동관 (0) 2021.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