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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집/일산] 밤리단길에서 맛보는 이탈리안 가정식, 은수테이블
    먹보의 삶 2021. 6. 21. 20:49

    난 오랫동안 일산에 살았지만 사람들이 너네 동네 맛집이 어디야? 이러면 살짝 당황했었다. 근처에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많아도 오랜 시간 그 자리에서 영업한 유명한 음식점이 있었나 고민을 했었는데 요 근래 밤가시마을 쪽에서 개인 음식점과 카페들이 알려지더니 일명 '밤리단길'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이 밤리단길에서도 인기가 많고 예약을 해야 먹을 수 있는 이탈리안 가정식 집이 있다는데 그곳이 바로 오늘 소개할 '은수테이블'이다.

    위치 /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463번 길 39
    영업시간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무, 매일 11:30 - 21:30 마지막 오더 PM 2:50, PM8:50 (브레이크 타임 15:30 - 17:00)
    미리 예약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약방법: 070-4090-0215로 전화예약)
    주차 / 주차공간은 따로 없습니다. 가게 근처 골목에 주차해야 합니다.

    은수테이블은 일산 밤가시마을 쪽에 위치하지만 밤리단길이 유명하다는 풍산역과 번화가인 정발산역과도 거리가 있다. 자차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마두역 혹은 정발산역에서 버스(95번, 96번, 7727번, 78번 등)를 타고 일산국제컨센션고등학교역에서 내려서 1분만 걸으면 은수테이블을 발견할 수 있다.

     

    은수테이블은 건물의 코너 자리에 위치해있다. 간판이 작아 잘 보이지 않지만 창문에 쓰여있는 '은수테이블'을 보고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위 사진에 써져 있는 메뉴들이 대표 메뉴인듯하다. 예전에 뇨끼 맛집을 소개한 기사에서 이 은수테이블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그만큼 퀄리티 있는 뇨끼를 팔고 있는 곳인 것 같았다. 들어가기 전에는 바로 입장하기보다 직원분이 나와 예약 여부를 확인하고 안심콜을 한 뒤에 입장할 수 있다.

     

    가게 내부는 6팀 정도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다. 더 나누면 7팀 정도? 그리고 코시국 때문인지 테이블 간 거리가 있고 우리 옆쪽의 2인석들은 다 칸막이로 나뉘어있다. 그렇기에 공간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쾌적한 느낌이 들었고 테이블 뒤쪽에 인테리어도 이 곳만의 스타일대로 잘 꾸며져 있다. 전체적으로 엔틱소품을 통해 빈티지하면서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엿볼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면 샐러드나 애피타이저는 만원대, 파스타는 만원 후반 (평균 16000원), 메인은 3만 원대로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었다. 저번에 채끝등심 스테이크를 먹었었고 엄마도 친구분들과 스테이크와 토마토 소갈비찜을 먹었었는데 만족스러웠다고 하셨다. 오늘은 메인 메뉴가 아닌 라구 파스타와 수제 판체타 까르보나라, 그리고 뇨끼를 주문했다. 이 은수 테이블은 맛있는 뇨끼를 단돈 9천 원에 즐길 수 있어 방문할 때마다 뇨끼를 주문한다. 메뉴판 뒤엔 와인과 음료수가 있다.

     

    

    먼저 음료가 나왔고 이 곳의 인테리어처럼 접시와 수저도 엔티크한 느낌이다. 우리는 콜라와 페리에를 시켰다. 오늘 시킨 메뉴들을 보면 탄산음료는 필수이다. 제로콜라가 없는 게 아쉬웠지만 이 아쉬운 마음을 탄산수로 달래 본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라구 파스타가 가장 먼저 나왔다. 이 곳의 라구 소스는 은수테이블에서 직접 7일가량 끓여낸 수제 라구 토마토소스이다. 면은 넓적한 면이고 소스가 면에 잘 스며들어있다. 여기 소스는 토마토의 맛과 함께 달달하면서 깊은 맛을 자랑한다. 토마토소스이지만 전혀 시큼하지 않고 오히려 달달한 편에 속하는데 그렇다고 느끼한 맛은 아니다. 넉넉히 들어간 바질이 소스와 어우러져 풍기를 더해준다.

    이 라구소스를 같이 나온 빵 위에 올려 먹으면 쉼 없이 내 입으로 들어간다. 빵 자체는 맛있는 빵은 아니지만 함께 나온 라구소스와 곁들여 먹으면 면으로 부족한 포만감을 더 채워줄 수 있다. 참고로 저 빵은 라구소스 뿐 아니라 뇨끼 소스와 함께 먹어도 조화롭게 즐길 수 있다. 저 날은 배고파서 그런지 라구파스타를 순식간에 먹고 저 빵까지 모두 클리어했다.

     

    다음은 뇨끼이다. 개수는 5개 정도이지만 뇨끼의 맛과 소스를 보면 9천 원에 이 정도의 퀄리티를 즐길 수 있다고?! 의문이 들 것이다. 뇨끼는 이탈리아의 대표음식 중 하나로 감자 반죽을 빚어 버터와 치즈에 버무린 음식인데 우리나라로 따지면 감자전을 뭉쳐서 크림소스에 버무린 느낌의 음식이다. 겉은 살짝 바삭하여 한 입 물었을 때 안쪽의 부드러운 감자 속이 입안을 감싼다. 한 입에 들어갈 만큼 크기는 작지만 하나씩 사라지는 게 아까워 쪼개고 쪼개서 크림과 함께 먹으면 이만한 애피타이저가 없다.

    한 입 물었을 때 모습이다. 뇨끼는 우리가 흔히 아는 까르보나라의 크림소스와 함께 어울려 먹는데 어떤 사람들에겐 다소 느끼할 수 있지만 나같이 단것, 느끼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환영받을 수밖에 없는 음식이다. 그렇다고 이 곳 뇨끼 소스가 엄청 느끼한 것은 아니다. 다만 뇨끼와 함께 크림소스의 파스타나 리조또들을 시키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다음은 수제 판체타 까르보나라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까르보나라는 앞서 말한 이곳에선 뇨끼 소스로 나온다. 은수테이블의 까르보나라는 이탈리아 전통방식처럼 계란 노른자와 함께 치즈, 버섯, 목살과 함께 버무려먹는 오일 파스타이다. 노른자만 들어가서 비린 맛이 나는 게 아닐까?라는 염려가 들 수 있겠지만, 그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함께 간 친구는 이 판체타 까르보나라를 아주 좋아했는데 사진만 보더라도 노른자에, 오일과 치즈가 있어 느끼할 것 같지만 함께 들어간 버섯과 목살이 짭조름한 맛을 더해져 식감과 맛을 살려준다. 면은 라구 파스타처럼 넓적하진 않지만 일반 파스타보다는 면이 두툼한 것 같다. 

     

    before
    after

    여긴 올 때마다 흔적도 없이 다 먹게 되는 것 같다. 함께 나온 빵과 피클까지 완벽하게 비워냈다. 아주 만족스러운 맛의 식사였지만 위가 늘어나서 그런가, 메뉴 하나 더 시킬껄하는 아쉬운 마음도 든다. 은수테이블의 파스타는 이제껏 먹어온 파스타들보다 훨씬 고급지고 이국적인 맛을 자랑한다. 이 곳은 예전부터 방문하면서 여러 메뉴들을 번갈아가면서 시키지만 라구 파스타와 뇨끼는 늘 고정으로 시켰던 것 같다. 은수 테이블에 방문한 사람이라면 이 라구 파스타와 뇨끼(까르보나라도 물론 맛있었지만)를 시켜볼 것을 꼭 추천한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이렇게 맛있는 이탈리안 음식을 즐길 수 있다니 정말 감사한 일이다.

     

    참고로 은수 테이블만 다섯 번째 방문인데, 늘 이 화단에 고양이가 일광욕을 하고 있거나 낮잠을 즐기고 있다. 여기서 키우는 듯한 고양이인 것 같다. 사람의 손길을 무서워하지 않고 얌전하고 정말 정말 귀엽다. 이 고양이를 보기 위해서라도 다음 여섯 번째도 예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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