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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서울] 망원 빵지순례자들의 성지, 어글리베이커리먹보의 삶 2021. 6. 18. 11:22
유튜브에서, 구독하는 잡지에서, 그리고 여러 매체에서 빵순이를 자극하는 곳이 있다. 심지어 이영자님이 소개한 바로 이곳, 어글리 베이커리이다. 나도 빵을 참 좋아하는 빵순이로서 여러 빵을 섭렵하면서 느낀 점은 빵순이들도 나름 각자의 분야가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나는 스콘, 크로와상, 치아바타, 앙버터 빵순이인데, 크림이 들어가는 빵들도 좋아하지만 크림빵을 먹어야 한다면 케이크를 시켜먹는 낫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간혹 퍽퍽 빵순이의 입맛을 자극하는 빵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맘모스빵이다. 이 어글리베이커리의 대표 메뉴는 대파빵이지만, 맘모스빵에도 상당히 마니아들이 있고 찾는 곳이라 하니 한번 찾아가 보았다.
위치 /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13길 73
영업시간/ 월요일, 화요일 휴무, 매일 12:00 - 21:00
주차/ 망원 1-2 공영주차장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동 403-2) 1시간 무료주차 가능 / 5분당 200원
(당일에 망원시장을 이용한 영수증을 가져오면 2시간까지만 30% 할인 가능)지도의 빨간 핀이 어글리베이커리의 위치이다. 망원역 2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5분 정도 걸으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공영주차장에서 주차를 하고 간다면 걸어서 2-3분이 걸린다. 쭉 걷다 보면 갈색 벽돌의 깔끔한 외관의 어글리베이커리를 만날 수 있다.
줄은 가게의 오른편 입구부터 계단을 타고 아래로, 그리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두었다가 오른편으로 줄을 서 야한 다고 한다. 아마 줄 서기로 인해 민원이 들어온 모양이다. 나는 금요일 오후 1시 30분에 방문했는데 오픈 시간이 12시이고, 평일이니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착각이었다. 이미 이 곳은 평일에도 줄을 서기로 유명한 유명 빵집이었고 내가 갔을 때도 앞에 세 팀 정도 있었다. (그러나 금방 빠졌고, 내 다음엔 줄 서있지 않았다)
드디어 입성! 가게 내부는 일반 빵집처럼 빵이 진열되어있어 직접 빵을 트레이에 담는 형식이 아니다. 우선 가게에 들어가는 인원부터 정해져 있는데 일정 인원이 들어가면 문을 닫는다. 그리고 그 인원들은 전시되어있는 빵의 이름을 각자의 방식대로 기억하거나 적어서 주문을 한다. 그러면 점원이 빵을 꺼내서 포장해주는 방식이다.
첫 번째 꿀팁,
들어가면 바로 주문을 해야 하는데, 미리 사야 할 빵을 적어놓지 못하면 순서가 밀리거나 어영부영 사게 될 수 있다. 미리 줄을 서면서 사야 할 빵을 적어놓으면 실패 없이 빠르게 주문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엔 저 빵들을 구경하고 맘에 드는 것을 사고 싶었는데, 사진은 사람이 없을 때 재빨리 찍은 것이고 보통 사람들이 저 앞을 가리고 줄 서있어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빵의 종류가 상당히 많으니 줄을 설 때 창문에 빵 이름이 붙여져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두 번째 꿀팁,빵의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보관방법도 다 다르다. 계산대 옆에 적혀있지만 계산하고 나면 뒷사람 때문에 비켜줘야 해서 제대로 숙지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계산할 때 빵 보관법을 사진 찍어두는 것이 좋다. (참고로 크림빵, 버터가 들어간 빵을 사고 장거리를 가야 하는 사람들은 보냉백을 구매하길 바란다.)
· 하드 계열, 대파 빵, 마늘빵
소분, 밀봉 후 냉동보관을 해야 한다.
준비) 먹기 전에 자연해동 30분~1 시간 하기
방법 1) 기름 없는 프라이팬에 중불 1-2분 굽기
방법 2) 140도 오븐에 2-3분 굽기· 앙버터, 크림치즈 앙버터
버터가 잘 녹기 때문에 바로 먹는 게 좋다. 바로 못 먹을 경우 냉장보관 필수!
· 크림빵, 맘모스빵
차갑게 먹어야 맛있기 때문에 꼭 냉장보관을 해야 한다.
여름철엔 상하기 쉬우므로 보냉백을 사서 가져가는 것이 좋다.(대:1000원/소:700원)
냉동보관을 했을 시 냉장해동을 해줘야 한다.· 구움 과자류 (스콘/파운드)
냉동보관 후 자연해동해야 한다. (치즈 스콘은 레인지 1분)
가게 내부는 협소한 편이라 먹고 가기보다 대부분 포장을 한다. 한 3 테이블 정도가 있는데 이 마저 앉아서 먹기보다 주문하고 빵 포장이 될 때까지 기다리려고 앉아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 어글리 베이커리에 오면 대량으로 포장해가서 집에서 쌓아두고 먹는 느낌이었다.
물론 나도 대량으로 샀다. 내가 주문한 빵들은
감동의 대파빵 (6,300원). 감동의 쑥쑥 맘모스(5,000원), 감동의 말차 맘모스(5,000원), 앙마(앙버터+말차)(4,500원), 얼그레이 크림빵(3,300원), 궁극의 말차 생크림 단팥빵(3,200원), 밤쑥이(3,200원), 얼그레이 무화과 스콘(3,400원), 치즈 덕후 스콘(3,400원), 구황작물 덕후(4,500원)
이렇게 총 10개의 빵을 주문했다. 비닐봉지까지 총 41,850원이 나왔다.집 가는 길에 너무 배고파서 얼그레이 크림빵을 하나 먹었다. 진짜 얼그레이 크림빵엔 왜 감동의 얼그레이 크림빵이라는 이름을 안 붙였는지 이해가 안 된다. 겉은 얇은 빵이고 한입을 베어 물면 얼그레이 크림이 한가득 들어있다. 얼그레이 박힌 것을 보면 얼마나 얼그레이가 가득 들어있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느끼한 것이 아니라 얼그레이의 향과 약간의 씁쓸함도 가지고 있다. 그 부드러움, 얼그레이의 진한 향과 함께 달콤한 초콜릿도 들어가 있다. 이 정도면 크림빵을 굳이 안 먹던 나도 찾아먹을 만한 빵이다.
집에 도착해서 바로 빵을 뜯었다. 10개의 빵들을 한 번에 다 먹고 싶었지만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가장 먹어보고 싶은 것들을 구성했다. 첫 번째 타자들은 [앙마(앙버터+말차), 밤쑥이, 감동의 쑥쑥 맘모스, 무화과 스콘]이다.
앙마의 말차, 팥, 버터의 두께가 보이는지. 빵은 굉장히 얇았고 안의 내용물은 과할 정도로 알찼다. 한입에 다 먹지도 못해서 나눠먹어야 했는데 버터의 짭조름함과 말차의 씁쓸함, 그리고 그걸 감싸주는 팥의 과하지 않은 단맛이 조화를 이루었다. 이것은 저렇게 잘라먹었는데도 무척 배가 불렀다. 무엇보다 앙마는 모든 재료들이 본연의 맛에 충실하다. 버터는 버터대로, 말차는 달달하기보다 씁쓸한 맛이 강했고, 팥도 설탕이 많이 들어가지 않은 맛이라 부담 없이 먹기 좋았다.
오른편은 무화과 스콘인데 얼그레이와 무화과가 들어가 있어 굉장히 나의 입맛에 맞을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아까 얼그레이 크림빵과 앙마의 영향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아무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퍽퍽한 빵을 먹는 느낌. 무화과의 양도 적어서 아쉬웠다. 커피랑 먹기 적당했지만 다른 맛있는 빵들이 많아 굳이 재구매는 하지 않을 것 같다.
밤쑥이는 밤과 쑥, 그리고 팥이 조화를 이루는 소보루 단팥빵의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밤과 쑥, 팥의 조화가 빵에서 그렇게 어울리는 조화는 아닌듯했다. 좀 느끼했고 특별한 맛이 없는 느낌? 굳이 빵 안에 저것들을 넣어 먹어야 하는 느낌이 강했지만 우리 엄마는 저 나머지 밤쑥이를 아주 맛있게 드셨다. 사진의 빵 속을 보면 알겠지만, 밤과, 팥, 쑥이 아주 넉넉하게 들어가 있다. 재료를 아끼지 않는 것 같다.
첫 번째 타자의 주인공 바로 감동의 쑥쑥 맘모스다. 재구매의사 200%. 왜 맘모스빵을 먹으러 어글리베이커리에 가는지 알 것 같았다. 일단 쑥이 굉장히 진하다. 쑥 맛이라고 해서 쑥향만 풍기는 빵들도 많은데 여기는 정말 진한 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과하지 않고, 겉의 빵과 팥이 감싸주어 함께 조화를 이룬다. 한 입을 딱 먹으면 쫀득쫀득하고 빵이 아니라 떡을 먹는 느낌이다. 굉장히 맛있었고, 나머지 빵을 다 먹은 후에도 우리 부모님의 원픽이 바로 감동의 쑥쑥 맘모스빵이다.
두 번째 타자는 이 곳의 시그니처 빵인 감동의 대파빵과 구황작물 덕후, 감동의 말차 맘모스와 궁극의 말차 생크림 단팥빵이다.
줄을 서면서 들은 건데, 이곳의 대파 빵은 갓 나와서 따끈따끈할 때 먹으면 감동이 배가 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살짝 해동시켜먹었는데 정말 맛있다. 여기 어글리 베이커리는 전체적으로 대파와 구황작물, 말차, 쑥을 우리에게 친숙한 재료들을 이용한 빵들이 많았는데 분명 처음 먹어봤는데 그래도 어딘가 익숙하면서 그렇다고 먹어본 적은 없는, 그런 개성 있는 맛들을 자랑 한다. 특히 왜 이영자님이 대파 빵을 칭찬했는지 알 것 같았다. 우선 대파의 달달하면서 풍기는 특유의 향이 과하지 않고 식감을 살려준다. 그 대파에 짭조름한 양념이 더해지고 그 위에 치즈까지 얹어진다. 그것을 바게트 빵으로 감싸주는데 파와 치즈 그리고 빵에 삼박자를 이루며 먹는 사람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우리 엄마도 처음 먹었을 때 대파 빵? 하며 의아해하셨지만 한 입 먹고 맛있다며 계속 드셨다. 이 곳의 시그니처 빵인 만큼 한번 먹어보길 바란다.
이 구황작물 덕후는 다이어트하는 나의 픽이다. 그렇다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빵은 아니다. 단지 먹어야 하는 탄수화물이 한가득 들어있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가운데 저 하얀 크림은 크림치즈이다. 고구마, 단호박이 사진에서처럼 아낌없이 꽉꽉 들어가 있는데 그렇다고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식감과 안에 크림치즈까지 더해져 달달하면서 심심할 때 적당히 짭조름한 맛이 더해지는 맛이었다. 속이 아주 알차기도 하고 조금 잘라먹었는데 그 양으로도 충분히 배가 불렀다. 다음 재구매 의사 200%이다.
감동의 말차 맘모스빵은 첫 타자의 감동의 쑥쑥 맘모스빵과 비슷한 형태지만 색은 쑥쑥이 훨씬 진하다. 그리고 감동의 말차 맘모스빵에는 사진에서처럼 땅콩 같은 견과류들이 콕콕 박혀있다. 이도 쑥 맘모스와 함께 쫀득하고 진한 식감을 자랑하지만 개인적으로 말차가 쑥보다는 더 약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말차를 좋아하고, 쑥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감동의 말차 맘모스가 정말 감동적으로 다가올 것 같다.
다음은 궁극의 말차 생크림 단팥빵인데, 처음 한 입 먹으면 빵껍질이 옛날 단팥빵 같은 느낌이다. 약간 질긴 느낌으로 부드러운 느낌은 아니지만 식감이 결결이 살아있고, 그 안에 말차 생크림과 단팥빵의 부드러움이 만나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이곳의 말차 생크림, 말차, 쑥 모두 이 곳이 왜 유명한지 알게 될 정도로 본연의 맛이 강하다. 말차 생크림 단팥빵은 그래도 생크림이 섞여 더 부드러웠지만 그래도 말차의 씁쓸함을 잃지 않았다. 집 근처였으면 오며 가며 하나씩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빵이었다.
참고로 사진에는 없지만 치즈스콘은 무화과 스콘보다 맛있었다. 치즈의 고소하고 짭짤함과 빵의 달콤함이 만나 커피랑 먹기 좋았다.전체적인 총평을 하자면 기다릴만했고, 기다릴 수 있는 빵 맛집이며, 흔히 '빵지 순례'의 성지로 적격인 곳이었다. 각각의 빵이 이곳만의 스타일과 재료들로 잘 녹아져 있었고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빵들로 차별화를 주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모든 빵들의 재료들을 보면 구황작물이 엄청 달거나, 말차들이 엄청 달거나 혹은 쓰거나 하지 않고 약간의 씁쓸함과 단 맛, 그래서 자극적이지 않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빵들이다. 집 근처였으면 매일 왔을 텐데 정말 아쉽다. 그러나 망원역에 온다면 한 번은 들려 포장해갈 만한 빵집이다.
***참고로 어글리 베이커리는 이렇게 방문하지 않더라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택배에 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어글리 베이커리를 추가 후, 메시지를 보내면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다)'먹보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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