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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일차 초보 러너가 달리기에 빠진 이유
    다이어터의 삶 2021. 7. 7. 10:04

    달리기를 한지 어느덧 봄을 지나 여름을 맞았다. 달리기에 재미를 붙이면서 유튜브를 찾아보며 달리기 자세, 달려야 하는 이유 등을 보며 아직까지 나의 열정이 사그라지지 않았음을 느낀다. 어디 가서 저 조금 뜁니다!라는 말은 할 수 없는 겨우 100일 차 초보라는 것이 주변에 달리기 10년 차, 20년 차 사람들을 보면 여실히 느껴진다. 그리고 달리기의 매력이 얼마 정도길래 일반적인 사람들도 달리기를 그렇게 10년 넘게 달릴 수 있는 걸까. 겨우 매일 5km를 뛰는 나지만 초보의 눈에서 본 달리기의 매력을 한 번 써보려고 한다. 이 글은 달리기를 영업하는 글이며 내가 달리기를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참고해서 봐주길 바란다.

     

     


     

    1.
    스트레스 해소

    달리기의 장점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우울증 완화이다. 

    난 우울증과 거리가 있는 사람이지만 가끔 내 안에서 억눌러왔던 감정들이 폭발할 때가 있다. 울거나 화내거나 어떤 극단적인 방법으로 주변 사람을 종종 힘들게 한다. 나도 그런 내가 이상하고 고쳐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처음부터 쌓여있는 이 분노(?)는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달리기의 장점 중 하나는 달리면서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한다. 점점 체력이 힘들수록 그 생각은 사라지지만 거의 첫 10분간은 잡념이 가득한 상태이다. 그 잡념 속에서 나는 계속해서 자아성찰을 하며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으며 반성하게 된다. 그렇지만 생각할수록 화가 날 때도 있다. 다시 한번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오를 때면 달린다. 그냥, 엄청 빠르게 엄청 힘차게, 그렇게 달리다 보면 피부에 맞닿는 바람과 함께 그런 잡념들은 사라지고 거짓말처럼 정신이 맑아지는 게 느껴진다.

    나는 대회에 출전한다거나 강박적으로 자신의 기록을 내야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달리기가 그저 나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되었다. 만약 달리기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작심 3일이었던 내가 지금까지 달리지 않았을 것이다. 나에게 달리기는 온몸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이며 엄청난 희열을 선물해준다.

     

    2.
    지구력 향상

    내가 일할 때, 여행갈 때, 심지어 놀 때도 필요한 것이 지구력이다. 

    나의 본업은 디자이너이다. 디자인은 그 사람의 미적 감각도 중요하지만 엉덩이 힘이 정말 중요하고 나라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완성도가 올라갈 때까지 자신의 작업물을 깊이 파고드는 것, 그것은 끈질긴 그 사람의 집요함과 동시에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20대 후반부터 더 강하게 느꼈다.

    일하는 것뿐 더러 여행을 가는 것도, 심지어 친구들과 노는 것도 어느덧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고 체력이 필요한 일임을 느낀다. 이때 필요한 체력은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가는 지구력이다. 지구력은 그 사람이 정신력이면서 동시에 체력이다. 나는 달리기를 통해 체력적인 심폐지구력도 늘렸지만 동시에 정신적으로 '이제 여기까지 할까?'보다 '이것만 끝내자'라는 투지가 생긴 것 같다.

    사실 달리기를 하면서 오히려 체력은 더 떨어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달리기를 하지 않았았으면 아프지도 않았을 무릎, 그리고 간혹 어깨도 아프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전 회사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13층까지 아무렇지 않게 올라갔는데 옆에서 숨을 헐떡이는 동료를 보면 나도 모르게 러너의 자부심이 들기도 한다.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 정말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지금 당장의 속도가 느리다고, 보이는 성과가 없다고 좌절할 필요 없다. 그저 하루하루 꾸준히 한다는 것. 그리고 끝을 봐야 정말 끝이라는 것. 30대가 되고 나니, 그리고 뛰고 나니 그런 마인드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다.

     

    3.
    부지런한 삶

    아침형 인간의 이해 못할 자부심을 이해했다.

    나는 올빼미형 인간 중에서 극 올빼미이다. 10대, 20대의 주말에는 해 뜨는 것을 1월 1 일말 고는 본 적이 없을뿐더러 보통 오후 1시 기상 새벽 3-4시 취침이 나의 생활패턴이었다. 잠도 정말 많아서 12시간 이상 자야 잔 거지!라는 이상한 잠부심도 있었다. 아침에 무엇을 한다는 것? 등교 준비, 출근 준비로 바쁜데 무엇을 더 한단 말인가.

    부지런한 삶은 내가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시작되었다. 일부러 아침에 일어나야지! 가 아니라 저녁을 안 먹다 보니 배고파서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일찍 일어난 김에 나도 한번 남들도 해본다는 미라클 모닝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아침에도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에 정말 힘들었다. 노래 한 곡이 다 끝날 때까지 세 번은 기본으로 쉬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침에도 30분 달리기가 가능할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다.(좋아진 건가)

    아침에 달리기를 했을 뿐인데 내 삶의 전반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그것은 시간을 쪼개 쪼개 쓰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에는 누워서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아, 항상 흘러가는 시간에 내 몸을 맡긴 느낌이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능동적으로 내가 시간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남는 시간에 블로그에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내가 평소에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하기 시작하며 조금씩 나의 시간과 삶이 나에 의해 쓰여 있다는 것을 느낀다.

     

    4.
    성취하는 습관

    작은 성취에서 시작되는 큰 성취

    '이기는 습관'이라는 책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가. 난 사실 제목만 안다. 그 책의 전반적인 내용도 모르면서 '이기는 습관'이란 말을 쓰는 게 조심스럽긴 하지만 한번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인생에서 성공 혹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이기는 것도 습관인 것을 여실히 느낀다. 하나씩 주어진 일을 이겨나가는 것, 나는 바꿔 말해 성취하는 습관이라고 말하겠다.

    성취하는 습관은 중요하다. 이것은 나의 자존감에 직결될뿐더러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성취를 위해서 큰 목표가 필요하고 아주 어려운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성취하는 습관은 작은 성취부터 시작해 조금 더 난이도 있는, 조금 더 오래 걸릴 수 있는 일을 해내나 가는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내가 노력한다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일은 많지 않다. 회사에서의 일도 그렇고 인간관계에서도 그렇고. 그래서 무언가를 이룬다는 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달리기를 강력 추천한다. 사람들은 내가 30분 쉬지 않고 달려요! 이러면 우와!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달리기는 뛴 만큼 나온다. 정말 정직하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달리기를 해내면서 내 인생 전반적인 부분에 자신감이 생겼다.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변화, 달리기를 강력 추천한다.

     

    5.
    재밌다. 진짜 진짜

    그냥 재밌는데요.

    누군가 독서하는 것은 '습관'으로 다져지는 것이 아니라 '쾌락'으로 다가가야 책을 좋아하는 어른이 된다고 했다. 나는 모든 일을 꾸준히 하게 되는 동기가 아무리 고되고 힘들더라도 그 속에 작더라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달리기는 재밌다.

    달리기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잘 뛰기도 했고 단거리도 잘 뛰어 계주도 했지만 오래 달리기에서도 항상 1등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체육시간 이외에 달리기를 굳이? 왜? 하는 느낌으로 즐겨하진 않았다. 그러나 '걷기'를 워낙 좋아해서 정말 잘 걸어 다녔다. 빨리도 걷고 천천히도 걷고, 어딜 가나 걸어갈 수 있는 거리면 무조건 걸었다.

    어느 날 집 앞 호수공원을 걷는데 늦게 나온 탓인지 불이 꺼지기 시작했다. 호수공원을 반으로 나누면 한쪽은 도심이지만 한쪽은 인적이 드문 곳이라 인적이 드문 길을 걸을 땐 캄캄하고 무서워 평소보다 더 빠르게 걸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사람이 없는 불 꺼진 호수공원을 달리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엄청 재밌는 것이다. 온몸이 자유로운 느낌이 들면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엄청난 쾌락(?)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때부터 달리기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내가 달린다 고하면 '왜 뛰어?' '왜 굳이 달려?'라고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는 달리기가 싫다면서, 그런 사람들도 존중하지만 속으로는 '음 한 번도 안 뛰어봤군'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한 번 달리기 시작한 이후로, 달리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달리기는 진짜 그냥 재밌다. 체력? 대회? 사실 모르겠고 정말 재밌어서 뛰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정말 한번 꼭! 달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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